공지사항

2023 상화문학제 백일장 대상작 발표
23/05/21 수성문화원 조회 1994
<2023 상화백일장 – 초등부 상화대상>
 파도가 와도     
                     박시혁 (대구범일초 5학년)

 
파도가 와도 무너지지 않네
파도가 와도 꺾이지 않네
 
파도가 와도 재앙이 와도
그것은
무너지지도 꺾이지도 않네
 
누가 어떻게 해도
그것만은
무너지지도 꺾이지도 않네
 
파도가 와도 결코 우리는 무너지지 않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들의
굳건한 마음과 정신은 꺾이지 않네
 
누가 어떻게 해도
우리들의 굳건한 마음과 정신만은
무너지지도 꺾이지도 않네
 
우리의 무너지지도 꺾이지도 않는
굳건한 마음과 정신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대한민국
 




<2023 상화백일장 – 중고등부 상화대상>
 장미를 만나다     
                     김수현(계성고 1학년)

 
1교시 수업을 마쳤다
무거운 눈꼽을 떼고 쉬는 시간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아우성대는 통 사이
어딘가 장미향이
천천히 발걸음을 떼고 다가왔다
 
여린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눈빛만으로 말하던 널
다른 친구들은 이름 대신 새터민이라 소개했다
낮은 도와 높은 도의 음역대에서
알 수 없이 오르내리는 너의 언어
북한 어느 지방의 사투리라던
다르고도 비슷한 한민족의 음성
나의 사투리에 섞이니 제법 구성진 장단같아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선
너와 나는
차이가 없다가도 있다
넌 나보다 키가 좀 더 크고
머리칼이 좀 더 긴 여고생
그런데 너는 가끔
웃다가도 슬퍼한다
 
오월이 끝날 때 쯤이면 웃으며 달려오던 장미향속에
북쪽 친구들과 피워낸 그 환한 꽃잎들
잊지말자고 눈물자국으로 꾹 눌러써봐도
네 친구들 이름은 주저흔처럼 남았다는데
북녘땅은 얼마나 멀길래
갈 수 없어 닿을 길 없어
통일을 꿈꾼다는 네 시선은
우리가 나눈 수다처럼 화음을 이루는 그날이오면
 
우리는 아마 각자의 손에
기차표 한 장 들고 네 고향으로 놀러가겠지
더 이상 어색한 북녘땅 새터민으로 불리지 않고
예쁜 네 이름 리향이로 돌아가
장미꽃 속에 웃는 너를 만날거다
 






<2023 상화백일장 – 일반부 상화대상>
 바다로 가는 강     

                     권미련 (대구 수성구)

폭우 끝 두 강이 만났다
누렇게 으르렁대는 강 허리에
맑은 샛강 물이 다가와
 
흐린 것과 정한 것
선을 넘는다
밀어내고 당기고
질량의 문제겠지 속도의 문제인지도 모르지
 
전속력으로 누군가 몸을 던져올 때 있다
 
이제,
지킬과 하이드처럼
하나의 몸
두 개의 머리
 
스윽슥 물뱀이 지나간 자국같이 경계 지워질 때
혀 속에 감춘 독을 잊어버리지
 
우리는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올 수 있나
뒤엉키는 일의 혼돈을 알고 싶다
 
바위에 부딪혀 피 흘리고
벼랑에 질끈 뛰어내려
 
물풀처럼 생각이 엉켜버려도 좋다
당신과 나
머리칼에 감춘 비수를 잊어버리자
 
짐승의 숨결은 거칠수록 좋은 법
서로를 돌아볼 수 있다면
몸을 낮출 것이다
수위를 맞출 것이다
 
여기까지 당신이 끌고 온 발자국
미간에 숨겨놓은 쓸쓸한 시냇물
쇠골에 고인 슬픔
 
다행이야 함께라서,
그 말이 환부를 적신다 물소리 기우는 글피쯤이면
강은 바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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